집에서 에어컨 한 대를 더 들이는 일은 간단하다. 콘센트에 꽂으면 된다. 하지만 아파트 한 동이 동시에 초대형 에어컨을 돌리기 시작하면, 분전반과 변압기, 건물로 들어오는 선로부터 다시 봐야 한다. AI 데이터센터가 지금 그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시장은 GPU 수량과 HBM 공급량을 먼저 세지만, 현장에서는 전력계통 연결과 변전 설비, 냉각 공사가 GPU 가동의 선행 조건이 된다. 고밀도 AI 서버는 GPU를 들여놓는 순간 가동되는 설비가 아니다. 전기를 확보하고 보내고 바꾸고 식히는 공사가 끝나야 랙까지 전력이 닿는다. 이 과정이 늦어지면 데이터센터 가동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AI용 메모리 수요가 실제 매출로 잡히는 시점도 함께 늦어진다. GPU 병목은 전력량보다 전기가 가는 길이다 데이터센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