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구독 버튼을 누르면 카드 정보를 한 번 입력하고 끝나는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제 화면 밖으로 나가는 링크 하나는 누가 수수료를 내고, 환불을 처리하며, 고객정보를 보호하는지까지 바꾼다.
애플은 미국 법원에 외부 링크를 통해 이뤄지는 결제에 표준 15% 수수료를 적용하는 안을 냈다. 소규모 개발자에게는 5%, 일부 협력 프로그램과 구독 갱신에는 10%를 제시했다. 아직 제안 단계로 최종 가격표가 아니다. 다만 논점은 링크를 둘 수 있느냐에서, 링크 밖에서 이뤄진 거래의 비용과 책임을 누가 지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15%는 결제 비용의 끝이 아니다
수수료 15%는 결제금액 1만원 가운데 1,500원이라는 뜻이다. 숫자만 보면 기존의 더 높은 수수료보다 가벼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앱 개발자가 자체 결제를 쓰면 카드 결제 대행 수수료, 환불 문의, 부정결제 대응, 영수증과 고객 지원 비용도 직접 맡는다.
애플의 공식 소규모 사업자 프로그램도 직전 해 정산 금액이 100만달러 이하인 개발자에게 유료 앱과 앱 안 결제 수수료 15%를 적용한다. 그래서 외부결제의 이득은 수수료율 하나만 비교해서는 알 수 없다. 링크를 나간 뒤 새로 생기는 비용까지 더한 금액과 비교해야 한다.

결제 링크는 고객이 지나가는 길을 바꾼다
앱 안 결제는 사용자가 익숙한 화면에서 인증과 결제를 끝내는 방식이다. 외부 링크를 선택하면 앱에서 웹 결제창으로 이동하고, 다시 돌아오는 과정이 생긴다. 이 과정은 결제 선택권을 넓힐 수 있지만, 화면 하나가 늘어날수록 사용자가 중간에 멈출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
따라서 개발자는 수수료가 몇 퍼센트인가와 함께 결제 완료율, 취소와 환불 처리 시간, 고객 문의 건수를 봐야 한다. 구독 서비스는 갱신 결제가 반복되므로, 처음 결제 때 아낀 비용이 이후의 고객 관리 비용보다 작아질 수도 있다. 반대로 결제 경험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 가격 선택권과 고객 관계를 넓힐 여지도 있다.

한국 앱마켓법이 남긴 질문
한국 전기통신사업법은 앱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는 행위를 제한한다. 이 원칙은 결제 방식을 고를 여지를 넓히자는 취지다. 그렇다고 외부결제가 자동으로 더 싸거나 모든 앱에 같은 방식으로 적용된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 앱 개발자와 스타트업은 앱마켓 규정, 자체 결제 시스템의 보안, 개인정보 처리, 카드 결제 대행 계약을 함께 살펴야 한다. 플랫폼의 수수료가 내려가도 그 차이가 실제 이익으로 남으려면 결제 이탈과 고객 지원 비용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앱마켓법의 핵심은 한 가지 결제수단을 의무화하지 못하게 하는 데 있고, 각 거래의 최종 비용을 대신 정해 주는 데 있지는 않다.

국내 앱 개발자에게 더 중요한 숫자는 15% 자체보다, 링크를 나간 뒤에도 남는 수수료와 이탈률, 고객 지원 비용을 합친 최종 비용이다.
참조 자료
Yahoo Finance가 전한 애플 외부결제 수수료 제안 보도
Apple Developer App Store Small Business Program
미국 제9연방항소법원 Epic Games v Apple 판결문